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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업 60년을 돌아보는 재미 원로화가 김보현 화백

김달진


10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90세 김보현 화백은 지팡이를 쥐고 운동화, 청바지, 밤색 남방의 편한 차림으로 연세에 비해 건강했다. 판화가인 부인 실비아 월드, 미술평론가 릴리 웨이도 동석했다. 김화백(미국명 Po Kim)은 “대규모 전시로는 마지막이 될 것 같지만 남은 기간에 해보지 않은 다른 방향의 그림을 그리겠다” 고 창작의욕을 과시했다.


김화백은 어린 시절 한국에서 배고픔과 가난 속에 아버지는 독감으로, 누나와 동생은 폐병으로 사망하는 것을 목격했다. 일본으로 건너가 태평양미술학교, 제국상업학교, 도쿄 명치대학 법과에 입학했고 해방 후 1946년 귀국하여 조선대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그러나 혼란스런 좌우대립, 한국전쟁, 이데올로기 갈등의 정치상황에서 여수 순천사건 발발 후 좌익으로 몰려 고문을 당하기도 하였다. 누군가 쫓아오는 듯한 압박감 속에서 1955년 미국 일리노이대학 교환교수 초청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우리에게 잊혀진 화가였다가 1992년 인사동에 혜나켄트화랑, 1995년 예술의전당 초대전, 2000년 조선대학에 300여 점의 작품을 기증하며 모국에 더욱 가까워졌다.


이번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는 ‘고통과 환희의 변주 : 김보현의 화업 60년전’은 해방 이후 조선대 미대 형성과정에 공헌하였고 미국으로 건너가 정착한 60여 년에 걸친 작업을 조명하는 전시이다. 전후 현대미술의 흐름을 몸소 체험하고 그려낸 근 현대미술의 살아있는 역사이다. 전시 구성은 1부 ‘열정을 넘어’는 자연주의 구상작품과 뉴욕에 정착 후의 추상표현주의 작품, 2부 ‘존재하는 것이 아름답다’는 1970년대 이후 브로컬리, 파, 양파, 호두 등을 색연필로 그린 작품, 3부 ‘고통과 환희의 변주곡’은 대형작품으로 인물, 동물, 식물 등을 통해 삶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회화 및 드로잉 220여 점을 전시한다.


김화백은 뉴욕 이주 초기 시간당 1달러의 최저임금을 받으며 소호의 넥타이공장에서 그림을 그리며 시작했지만, 어려운 미국생활에서는 성공했다. 개인전과 단체전 등에 초대되며 작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금은 뉴욕 맨하탄에 8층 건물을 소유하고 옥상에는 정원도 있는데, 미술관 건립을 위해 재단설립을 준비 중이며 한국작가를 위해서도 사용하고 싶다고 했다.



김보현(1917-2014) 도쿄 명치대학 법과, 태평양미술학교 수학, 덕수궁미술관(2007), 헤나 켄트 화랑(1992) 등 다수 개인전, 다수 단체전 참가, 조선대 예술학과 학과장, 조선대 명예교수, 미국 일리노주립대 교환교수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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