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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컬렉터에서 관푸박물관 설립한 마웨이두 관장

김달진


지난 8월 초 베이징 환테 예술지구에서 열리는 제1회 한자비엔날레 개막에 참석하기 위해 미술계 10여 명과 동행했다. 한자비엔날레는 인류문화사의 큰 축을 차지하고 동북아 문화권의 중심인 한자를 소재로 한 전시회이다. 외부 기획자가 2년 전부터 기획해 온 전시를 쿠아트센터와 한자기지가 수용하여 베이징 올림픽 행사에 맞추어 9월 6일까지 쿠아트센터, 쿠아트 레지던스 광장 및 스튜디오 안에서 전시되었다. 출품작들은 한자와 현대미술의 만남을 주제로 회화, 사진, 입체, 설치, 영상, 행위예술의 다양한 장르였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이두식, 이한수, 김시하 씨가 참여하였다.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운영될 창작스튜디오는 총 60개 공간으로 규모가 컸다. 쿠아트센터 구천서(58세) 회장은 제 14, 15대 국회의원, 제15대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을 지냈고 신천개발 대표이사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현재 베이징대학 국제정치학 박사과정에 있으며 작년 5월 쿠아트센터 개관, 이번에 쿠아트 레지던스를 오픈하여 미술 사업에 들어섰다.


마웨이두(馬未都ㆍ53세) 관장의 인터뷰는 북촌미술관의 전윤수 관장의 소개로 베이징 차오양구 다산쯔에 관푸(觀復)박물관을 방문을 통해 이루어졌다. 마관장은 초등학교만 졸업했지만 문학을 좋아했고, 문물에 취미가 있어 독학으로 고미술을 공부해 학계가 인정하는 전문컬렉터가 되었다. 출판사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1980년대 처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뒤적이며 고미술품 수집을 시작하였는데 지금 와서 보니 ‘시대를 잘 만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 때는 남들이 고미술을 주목하지 않아 적은 돈으로 수집이 가능했다고 한다. 그 후 베스트셀러의 저자로 1997년 중국 최초의 사립박물관인 관푸박물관을 설립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또한 고미술 컬렉션에 대한 저술과 강연을 통해 이름이 알려져 1월부터 CCTV에서 고미술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백가강단(百家講壇)’을 매주 진행하면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데 50회 예정이라 했다.


박물관 운영은 현재 4명으로 구성된 이사회가 참여하고 있으며 해외로 유출된 유물을 사들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구입에 대한 질문에 ‘정해 놓은 기준은 없고 가격이 합당하면 매입한다’고 했다. 박물관은 도자관, 가구관, 공예관, 사진관, 유화관, 문과 창문관 등으로 구성되었다. 주요 컬렉션은 도자기와 가구로 대부분 명, 청시대 유물이 많다. 특이한 것은 고미술 위주지만 유화관이 있고 사진관에는 바닥에 모래가 깔려 있었다. 또한 항저우(杭州)와 샤먼(廈門)에 분관도 있다. 드디어 정부에서도 그의 업적을 인정해 톈안먼 부근의 땅 7,000m²를 내주어 박물관을 설계해 3년 후 개관할 예정이라며 도면을 보여주었다.


마웨이두 관장은 희끗희끗한 스포츠머리에 굳게 다문 입술, 무뚝뚝한 얼굴이었지만 박물관 밖으로 나왔을 때는 관람객들이 사진을 함께 찍어달라고 몰려들었다. 박물관 외벽에는 1997-2008과 노자의 도덕경에서 따온 만물병작오이관복(萬物幷作吾以觀復) 여덟 글자가 크게 쓰여 있었는데 “만물은 동시에 생장하며 나는 순환을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사람 컬렉터의 꿈이 박물관으로 건립되고 저술, 감정, 강의까지 만인에게 행복을 주는 이 방면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었다.



마웨이두(馬未都, 1955- ) 중국 관푸박물관 관장, 골동품 전문가. www.guanfumuseum.org.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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