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스트〉 作 에 관하여 Behind of 〈Utopist〉
글 / 진케이리

서울 25부작; 공공 미술 프로젝트 〈유토피스트 Utopist〉 2021, 서울시 도봉구 평화 문화 진지 설치 전경

〈유토피스트 Utopist〉, 2021, 공공 건축물 內 설치 x 디지털 콘텐츠-스틸 구조, 컬러 아크릴 시트, WEB AR 기술, 가로 33M x 세로 2.5 M
증강현실 기술과 모션 캡쳐 기술이 융합되어 만들어진 <유토피스트Utopist>는 2021년에 만들어진 공공미술 <유토피스트, 2021년作 >를 제작하면서 설치 장소인 서울시 도봉구 평화문화진지 건물 기둥에 함께 삽입되었다. 관객이 직접 QR 코드에 접속하여 상상의 우주인 <유토피스트> 라는 가상의 인물을 실시간 현장에 소환하여 관객들과 함께 춤을 춘다는 것이 나의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설치작품이 있는 곳을 떠나서도 이 QR코드를 가지고 관객은 어디 든 그가 있는 장소로 이 상상의 인물 <유토피스트>를 불러낼 수 있다.
새삼스럽다고들 할 수 있겠지만 작품이 만들어진 4년전 2021년 당시를 회상하자면 서울은 여전히 코로나-19로 많은 국공립 미술관들을 예약제로 방문해야 했고 여전히 일상과 공동체적 활동들이 제한을 받는 그런 상황이었다. 당시 코로나 백신이 보급되면서 온 국민들이 급하게 백신을 접종 받는 상황이었고 그해 나의 할머니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으로 갑작스레 돌아가셨다. 당시 국가 예산으로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나는 국가가 직접 시행하는 백신접종의 의무를 수행하지 않은 체 수많은 감정으로 뒤죽박죽된 현실에 덩그러니 놓이게 되었다. 백신접종패스가 없던 나는 좋아하는 카페도 못 갔고 가족들과 식당에도 갈 수 없었고 전시라도 보러 가려면 코를 찔려야 했다. 광화문 광장을 지나며 ‘코로나는 사기다, 스웨덴에서는 그저 감기.’ 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할아버지를 보았다.
그 당시 내가 유토피아적 세계를 찾아 온 우주를 여행하다가 지구에 그것도 하필 서울에 불시착한 우주인을, 이곳이 너무 좋아서 춤까지 추는 우주인을, 더군다나 그가 타고 온 우주선까지 만들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 봐도 참으로 허무맹랑하며 믿어지지가 않는다. 우주인의 춤을 보셨는가? 그 춤을 춘 사람이 바로 나 다. 하지만 난 정말이지 그렇게 덩실 덩실 춤을 출 기분이 정말이지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모든 것이 너무 혼란스러웠고 화가 났고 슬펐고 분노했다. 나는 이 모든 일들이 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이루어 질 수 있는지에 관해 그저 잠시라도 생각해보고 싶었는데 생각은 커녕 이미 모든 것들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였고 망각되어 버렸다. 고작 4년전 일인데 40년 전 일처럼 여겨지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우주인 <유토피스트>를 소환해 보기로 했다. 그를 지금 여기 당신이 있는 곳으로 불러오시라. 그럼 당신이 존재하는 Now, Here 지금 그곳이 좋아서 덩실덩실 춤을 출 것이다. 하지만 나는 부디 당신이 이것만은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유토피스트> 라는 이 인물은 정말이지 내가 가장 최악의 기분이었을 때 만들었다는 것을. 세상이 정말이지 절망스럽다고 느꼈을 때 만들었다는 것을. 그것을 기억해 준다면 이제 나는 당신의 공간에서 덩실덩실 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