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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우 개인전 ‘WIND SCAPE' 리뷰

김영태

보는 이의 감성에 호소하는 풍경사진



배병우 개인전 ‘WIND SCAPE' 리뷰 

전시기간: 10월1일-27일

전시장소: 가나아트센터


배병우는 오랫동안 소나무, 여수 앞바다 풍경, 제주도 풍경 등 다양한 표현대상을 선택해서 정서적인 풍경사진작업을 해왔다. 그 중에서도 소나무를 찍은 사진은 2000년대 초반을 지나면서 작가 배병우를 상징하는 작품이 됐다. 특히 영국의 팝 가수 엘튼 존 Elton John 이 그의 소나무 사진 중  한 점을 경매에서 구입한 이후부터는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지는 유명작가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그는 이미 1981년도에 서울예술대학교 사진과 교수에 임용되었고, 1990년대 초반 ‘한국사진의 수평展’ 이후부터는 한국현대사진을 대표하는 사진가 중에 한 사람으로 부각되었다. 하지만 미술시장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가는 아니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엘튼 존이 2005년도에 소나무 사진을 구입하면서 ‘소나무 작가’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 후 10 여 년 동안 상업적인 성공과 더불어서 한국사진을 대표하는 사진가로서의 명예도 얻었다. 또 2009년도에는 사진가로서는 드물게 덕수궁 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그는 소나무 외에도 바다를 비롯하여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풍경사진가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소나무’시리즈 때문에 대중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도에서 찍은 풍경사진을 보여주었다. 작가는 오랫동안 제주도 풍경을 찍었다. 그중에서도 최근 10 여 년 동안 찍은 흑백풍경사진을 전시했다. 

그런데 전시타이틀은 ‘WINDSCAPE’다. 바람을 시각화해서 보여주겠다는 의미다.

말 그대로 바람이 부는 날에 찍은 풍경사진이다. 

바람은 가시적인 존재가 아니다. 바람으로 인하여 사물이 움직일 때 그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억새풀, 오름, 바다물결 등을 소재로 선택해서 바람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밝음과 어두움의 조화, 흑백사진의 강한 톤, 원근감 등이 작가의 풍경사진에서 발견 할 수 있는 주된 특징이다. 이번에 전시한 작품들도 이러한 표현방법으로 포장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풍경사진은 아름답고 웅장한 자연풍경 혹은 자연물에서 드러나는 존재감에 의존하여 감성적으로 재현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표현형식이다. 작가의 작품도 이러한 맥락 내에서 이해 할 수 있다. 또한 작가의 대표작인 ‘소나무’시리즈에서는 강한 콘트라스트 혹은 원근감이 작품의 완성도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와 더불어서 감각적인 프레이밍도 보는 이의 시각을 압도하는 요인이 되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도 특별한 철학적인 주제보다는 이러한 시각적인 느낌을 전면으로 부각시키려는 작가의 표현의도를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작품에 따라서 완성도의 차이가 컸기 때문에 ‘소나무’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었던 압도적인 에너지는 경험 할 수 없었다. 

프레이밍이 정교하지 못한 작품도 있었고, 흑백의 대비가 강하게 드러나지 않는 작품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대표작인 ‘소나무’시리즈와 비교해서 많은 간극이 발생했다. 또 소재 자체가 지나치게 일반적인 것도 특별한 감흥을 불러일으키는데 실패한 원인 중에 하나다.


작가가 주로 표현대상으로 선택하는 자연풍경은 대중들과 가장 폭 넓게 소통 할 수 있는 소재다. 또 이러한 풍경은 실재보다 좀 더 강하고 낯설게 재현되었을 때 보는 이를 압도 할 수 있고, 보는 이의 감성에 호소 할 수 있다. 이번에 발표한 작품들은 이러한 점에서 많은 아쉬움이 느껴진다. 또 작가가 다루는 소재는 수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오랫동안 찍은 표현대상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이들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찍은 사진과의 차별점이 부각되어야 작품으로서의 당위성을 확보 할 수 있다.

이것에 실패한다면 작품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점이 우려가 되는 작품도 있었다. 좀 더 분명한 컨셉과 정교한 카메라워크를 구사하여 한계지점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해서 한국사진을 대표하는 사진가의 전시로서는 보완해야할 점이 너무 분명하게 드러난 전시였다. 대상보다는 작가가 작품의 중심이 되어야 작품으로서의 당위성을 확보 할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켜주었다.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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